[영어 마인드셋] “할 수 있을까?” 의심을 지우면 그때부터 내 삶에서 진짜 일어나는 일(feat. 다양한 경험)

일주일 만에 다시 기차에 올랐다. 런던에서 함께 살던 친구와 우리 애기ㅜㅜ(강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인데, 보통 가면 2박 3일 정도의 일정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다 오곤 한다.

생각해 보면 런던에서는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심했고, 그래서 부차적으로 어딜 가 보는 경험을 할 때도 너무 몸을 사렸다. 그렇게 찌질하게 보낸 경험 덕분인지 요즘은 오히려 좀 대담해진 측면이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거다.

나는 개인적으로 집에서 일하는 게 편해서(소지품 걱정을 많이 하고, 화장실 갈 때 내 물건은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이미 산만해져서 처음부터 나가서 일할 생각을 안 하는 유형) 런던에서 몇 번 카페에 가서 일하는 시도를 해 본 적이 있는데, 그게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일단 한국과 달리 런던에서는 내 소지품을 두고 화장실에 가면 안 된다. 보통 나보다 더 비싼? 기기를 쓰는 사람 근처에 앉아서 짐 좀 봐 달라고 부탁하고 서로 화장실 갈 때 편의를 봐 주는 게 최선이라고는 하는데, 이것도 시도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쩔쩔맨 경험만 쌓이니까 요즘은 오히려 “런던보다 더하겠어? 여긴 말도 통하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가짐을 체화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납품할 다큐 한 편이 있는데 나머지 작업은 이따 사람 친구랑 강아지 친구랑 만나서 일단 기쁨의 산책 한바퀴 돌고 친구 근무 시간 동안 콘센트 있는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후다닥 마쳐 볼까 한다. 사실 진짜 무서운 건 내 실체 없는 불안이 아니라 납품 사고니까(헉…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우니까 그만 생각하기로 하자). 진짜 급하면 그냥 어디 길바닥에서라도 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솔직히 내 것은 “다양하다”기엔 좀 시시한 축에 들지만) 통해서 내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생각이 뻗어가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점점 이런 삶에 익숙해지면 진짜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실체 없는 불안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내 얘기).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불안 수준이 정말 남부럽지 않게(?) 높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비교적 세심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장점이 있기는 해도, 여러모로 내 개인적인 일상에서는 비효율적인 면이 많다. 그런데 다양하고 잡다한 경험을 하면 오히려 삶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지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짜 보는 일이 너무 피로해지거나 심지어 아예 불가능해진다. 그때부터는 오히려 홀가분하게 별생각 하지 않고 할 거 하면서 잘 살면 된다.

내 삶에서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지우면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다. 의심하고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하면 된다. 영어 역시도 마찬가지고, 영어를 매개로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삶을 겪고 더 다채로운 감정에 물드는 것도 Hundo P(백퍼)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