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마인드셋] 영어, 무조건 돈 주고 배워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자

인스타그램을 자주 하진 않는데, 가끔 들어가면 주로 광고를 구경한다. 알고리듬상 사용자 액션이 발생하는 광고와 비슷한 카테고리의 광고가 계속해서 뜨게 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내 피드에는 주로 영어 학습지 광고가 많이 뜬다. 보통은 나도 이걸 해 볼까? 같은 마음이라기보다는 요즘은 영어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해서 구경하는 마음이 더 크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면 영어 학습지의 광고 문구 패턴을 학습하면서 마케팅 공부를 하게 된다.

영어 학습 콘텐츠의 핵심을 두 가지로 요약하자면, “꾸준히/자주 학습하게 도와준다”, “매달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를 배운다” 이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1. “말을 많이 시켜 줍니다.”
어느 말하기 앱의 광고 문구였는데, 나도 광고를 보고 궁금해서 하루 정도 써 봤다. 99% 유료인 듀오링고 같은 느낌의 앱인데, 정돈된 북미 영어를 익히고 싶다면 좋을 것 같다. 자체 강의 콘텐츠도 질이 좋고 재밌게 익힐 수 있다.

2. “매달 커피값 아껴서 영어 공부하자!”
돈 내고 배우는 영어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비용이다. 특히 영어 학습 로드맵 설계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면 영어 학습의 감 잡는 용도로 도움받기에 아주 좋다. 나처럼 돈 내면 아까워서 억지로라도 꾸준히 하는 분들이라면 이 “유료”라는 장치를 잘 활용하면 실력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

이만하면 좋은 점은 다 이야기한 것 같고, 이 선택지에 없는 “기타” 답안을 하나 더 추가해 보려고 한다. “돈도 안 내고 내가 알아서 주도적으로 배우기.”

그냥 단기로 시험 점수를 올리거나 자격증을 따는 공부라면 이런 장치의 도움을 받아 학습하는 게 결과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하지만 영어, 특히 영어 회화라면 결국 위와 같은 학습 콘텐츠가 결국 수단 이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저런 학습 콘텐츠를 디딤돌 삼을 수는 있어도 결국은 나 스스로 영어 학습의 감을 잡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자전거에 비유해 보겠다(나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르지만). 자기 주도적으로 영어를 익히는 게 두발 자전거를 타는 단계라면, 학습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보조 바퀴를 이용하는 단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보조 바퀴가 어느 정도는 도움을 주지만, 우리는 결국 보조 바퀴를 떼고 두발 자전거에 도전해야 하는 때를 맞이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배울 때 애초에 보조 바퀴 단계를 거치지 않는 이들도 많다. 특히 요즘처럼 영어 콘텐츠 자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무료 콘텐츠를 활용해 직접 시행 착오를 거치며 영어를 배우는 것은 말하자면 보조 바퀴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두발 자전거를 연습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요지는 “결국은 언젠가 내가 맞닥뜨려야 할 단계”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빨리, 돈을 덜 쓰면서 공부하는 법에 익숙해지면 더 빨리 영어 독립에 성공하게 된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게 있다. 나는 어떤 종류의 콘텐츠를 좋아하는가? 내 취향에 맞춰 조금씩 영어 콘텐츠를 시작해 보자. 처음엔 당연하지만 어렵다. 하지만 시행 착오를 조금씩 거치면서 한 발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덧 내가 돈 내고는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웠고 배워가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기분을 더 많은 이가 느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