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마인드셋] ‘높이뛰기 막대’ 영어로 뭐라고 말할까?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구나, 느끼게 되는 경우가 크게 두 가지 정도 있었다. 하나는 보통 남이 묻는 말에 잘 대답하지 못하거나 내가 물어야 할 말을 잘 묻지 못할 때. 다른 하나는 일상에서 접하는 용어들을 영어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음을 인지할 때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이거 데워드릴까요?”라는 말보다 “시간의 소용돌이 속 에너지를 내가 전부 흡수해 버렸어. 그래선 안 되는 건데.” 같은 말을 더 먼저 할 줄 알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전자는 내가 영어로 말 좀 해 보고 싶어서 인천공항 입국장 카페에서 일할 때 따로 공부해서 연습한 문장인데 “Do you need heat it/them up?”이라고 하면 된다. 후자는 드라마 〈닥터 후〉 시즌1 대사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꾸준히 배우고 익히면 빈틈이 찬찬히 다 메워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는 느낄 일 없을지도 모를 막막한 기분을 차라리 즐겨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제목의 ‘높이뛰기 막대’는 영어로도 그냥 막대(bar)다. 그런데 딱히 일상에서 높이뛰기 할 일이 없어도 이건 좀 알아 두면 좋다. 영어에서 무진장(?) 많이 쓰는 높이뛰기를 활용한 표현이 하나 있거든.

바로 set the bar라는 표현이다. ‘기대치를 정한다’는 뜻인데, 높이뛰기 막대를 비유해 쓰는 말이다. set 외에도 raise 등의 동사를 활용할 수 있다. Now I got to know that I set the bar for me so low so far(그동안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가 정말 없었단 걸 깨달았어).

기대하지 않는 삶이 좋다고도 하고, 기대치가 높으면 거기에 부응하려고 더 노력한다고 보기도 하는 것 같다. 각자 성향에 따라 뭐가 절대적으로 더 좋다, 나쁘다 말할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기대치, 엄밀히는 목표는 크고 높게 잡는 게 좋은 것 같다. 최대한 아주 거창하고 세세한 목표를 잡되, 나를 너무 몰아붙이진 말고 대신 나와 차근차근 협상하고 타협하며 현실적인 기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길게 보고 차분한 마음으로 조금씩 나아가면 커다란 꿈과 목표도 어느 새 곧 이뤄 갈 현실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