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마인드셋] “저 영어 잘 못 해요” 영어로 말하는 법

성인이 된 이후에 영어 회화를 시작한 학습자들이 초반에 꼭 궁금해하는 문장이 하나 있다. 바로 “저, 영어 잘 못 해요.” 혹은 “영어 할 줄 몰라요.”라는 표현이다.

나 역시도 예전에는 이 말을 미리 해 두면 일종의 면죄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상대가 나한테 말도 좀 덜 시키면서 날 좀 마음 편하게 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심 했었다.

궁금할 분들을 위해 우선 “저 영어 잘 못 해요.”를 영어로 알아보자. 왠지 I can’t speak English.를 써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I don’t speak English.가 더 잘 쓰인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 어조가, 전자는 좀 “나는 영어 못 해 / 나는 영어 쓰면 안 돼” 약간 이런 느낌까지 갈 수 있으면, 후자는 “나 영어 안 써 / 내 언어는 영어가 아니야” -> 그래서 나 영어 잘 못 해. 이런 방향의 어조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사실 이 대답에는 함정이 하나 숨어 있다. I can’t speak English든 I don’t speak English든 어쨌건 이 말을 영어로 뱉을 줄 아는 사람에게 기대될 법한 영어 유창성과 이 문장이 내포하는 화자의 영어 유창성이 상당히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이 말을 하면, “지금 너 영어 하고 있잖아?”라는 답이 주로 돌아온다.

내가_하는_건_또_영어가_아니야?.png

개인적으로 영어 학습자라면(앞으로 꾸준히 영어를 배우고 써먹을 분들이라면) 이 말은 쓰지 않는 쪽을 권하고 싶다. 내가 I don’t speak English.를 영어로 뱉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미 You do speak English.하고 있는 거니까. 너무너무 잘나서 겸양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도무지 부담스러워서 말도 걸지 못 할 만큼 대단한 분이 아니라면, 어차피 이런 말은 겸양도 뭣도 되지 못 한다.

Hi, Hello라도 좋으니 뭐라도 뱉을 수 있다면 이미 여러분은 영어를 하고 있는 거니까 자신감을 가집시다!